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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다가온 고혈압, 생활 속 관리 방법은? [인터뷰]

| [인터뷰] 내과 전문의 강호형 원장| 젊은 연령층도 피하기 어려워진 고혈압, 잘못된 생활 습관의 영향 커|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되는 경우 많아…약물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더불어 한국인의 3대 만성질환 중 하나인 ‘고혈압’. 이러한 만성질환을 두고 과거에는 중년 이후의 성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병이라는 의미로 성인병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잘못된 생활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발병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생활습관병’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더욱 흔하다. 고혈압 또한 생활습관병의 하나로, 최근에는 20~30대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내과 전문의 강호형 원장(서울아산내과)은 “고혈압의 고위험군이 아니라고 해도, 비만 인구의 증가와 스트레스, 운동 부족, 음주, 흡연 등으로 인해 젊은 연령에서도 고혈압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개선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고혈압을 포함한 각종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강호형 원장에게 고혈압의 위험성과 생활 속 관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 봤다.강호형 원장|출처: 서울아산내과q. 고혈압은 초기 증상이 잘 발견되지 않는 질환이라는데, 환자가 알아차릴 만한 증상은 없을까요?혈압이 지속적으로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두고 고혈압이라고 하죠. 보통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그런데 혈압이 200mmhg 이상으로 높게 올라가더라도 환자가 스스로 자각할 만한 증상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편인데요. 그래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머리가 맑지 않고 무거운 느낌 △두통 △어지러움 △두근거림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이 있습니다. 가끔 뒷덜미가 뻣뻣하고 아픈 것이 고혈압 증상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요. 이 경우는 혈압이 상승해 목덜미의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목덜미의 통증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목덜미 통증에 대한 다른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q. 고혈압 발병을 더욱 주의해야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기본적으로 고혈압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노인 △비만 △흡연자 △당뇨병 △만성 신부전 환자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은 수시로 혈압을 측정해서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젊은 연령대의 고혈압 환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유전적인 소인과 더불어 잘못된 생활 습관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도 고혈압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손꼽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젊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수시로 혈압을 재 볼 것을 권장합니다.q. 고혈압이 불러올 수 있는 합병증에는 무엇이 있나요?고혈압에 의한 표적 장기 손상을 가장 주의해야 하는데요. 주로 △뇌 △심장 △신장 △혈관 △망막 등에 흔하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보통 오래된 고혈압 환자나 혈압이 매우 높은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는데, 간혹 혈압이 아주 높지 않더라도 표적 장기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동맥경화 위험인자가 많을수록 표적 장기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죠. 표적장기 손상이 있다면 당연히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고혈압 환자에서 표적 장기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표적 장기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1년에 1회 정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심전도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고혈압 진단 후에는 정확한 혈압과 심박수의 측정뿐만 아니라 △허리둘레 측정 △신경학적 검사 △인지 기능 평가 △심장과 경동맥의 촉진과 청진 △말초동맥의 촉진 △최소 1회 이상의 양팔 혈압 비교 등이 필요합니다.q. 고혈압을 관리할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고혈압을 관리하고 치료할 때는 목표 혈압을 설정하고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압을 낮추는 정도에 비례하여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낮아지는데요. 수축기 혈압을 10mmhg, 이완기 혈압을 5mmhg 낮추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22%, 뇌졸중에 의한 사망은 44%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혈압 강하를 위해 약물 요법과 함께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 등의 비약물 요법을 병행하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혈압 조절을 위한 비약물 치료 가운데 강조되는 것은 △체중 조절 △식단 조절 △운동 △알코올 절제 등입니다. 특히 식단의 경우 흔히 알려진 저염식과 칼륨이 풍부한 식단 외에도 ‘지중해식 식단’이나 ‘dash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dash 식단은 과일, 야채,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이 풍부하며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 함량이 적어 식이섬유와 칼슘, 마그네슘 섭취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식사에 비해 혈압을 11.4/5.5mmhg 정도 낮출 수 있고, 고혈압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혈압 상승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q. 고혈압은 다른 만성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질환이 동시에 발병했을 때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나요?고혈압 환자의 상당수는 △이상지질혈증 △비만 △당뇨병 등의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복부비만 △당대사와 지질대사 이상 △혈압 상승이 함께 존재하는 대사증후군 상태인 경우도 많은데요. 대사증후군은 심혈관 사건 및 사망률의 위험도가 1.5~2배, 당뇨병 발생의 위험도는 4~5배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은 그 자체로도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만큼, 고혈압과 대사증후군 또는 당뇨병이 함께 있으면 합병증이 더욱 빨리 나타날 수밖에 없죠. 실제로 대사증후군이나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는 단순 고혈압 환자보다 표적 장기 손상이 더 심하고 흔하게 나타나며 예후도 더 불량한 편입니다. 따라서 심혈관계 및 신장 손상의 예방을 위해서는 130/80mmhg 이하로 혈압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데요. 혈압 조절만이 아니라 동반된 대사 이상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혈압약을 선택할 때도 장기적으로 당 대사와 지질 대사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제는 피해야 합니다. ace 억제제 혹은 arb 등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며 △칼슘차단제 △저용량의 싸이아자이드계 이뇨제 △혈관 확장 작용을 하는 베타차단제 등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혈당강하제 중 sglt-2 억제제는 심장과 신장에 좋고 체중 감소와 혈압 강하 효과가 있어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치료가 가장 근간이 되어야 합니다. 위험군의 분류에 따른 목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달성하도록 생활 습관 개선과 스타틴 약제를 선택하고, 혈압과 지질 수치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혈압 환자는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q. 고혈압 환자가 술을 마셔도 괜찮나요?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할 때, 그나마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음주 방법을 알려 주세요.음주 후에는 교감신경계가 항진되면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이는 △혈관 수축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을 가져올 수밖에 없죠. 또한 음주 후에는 혈관이 알파작용제 등의 혈관 수축제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산화질소 등의 혈관확장제의 반응에는 무뎌질 수 있습니다. 이때 혈관 내피세포에서 산화스트레스가 발생하며 혈관 염증이 생기고, 궁극적으로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성 질환의 16%가 알코올 소비와 연관이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고, 알코올 소비와 고혈압 유병률 사이에 일관되게 양성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된 연구 결과도 여럿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고혈압학회 진료 지침에서는 남성의 경우 하루 2잔, 여성의 경우 하루 1잔 이상의 음주를 피하도록 권고합니다. 순수 알코올의 양으로 따지면 남성은 하루 20~30g, 여성은 10~20g 미만입니다. 또한 알코올 섭취를 하지 않는 날을 가지고, 폭음을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알코올 섭취를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3mmhg, 이완기 혈압이 2mmhg 정도 낮아집니다.q. 운동하고 오히려 혈압이 오른다는 환자들도 있던데요. 운동은 어떻게 하면 되나요?규칙적인 운동은 체중 조절과는 별개로 3~4mmhg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있는데요. 이러한 혈압 강하 효과는 정상 혈압보다 고혈압 환자에서 더욱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혈압 강하 외에도 △체중 및 체지방 감소 △허리둘레 감소 △인슐린 민감도의 증가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의 상승 △심폐기능 개선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운동은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유익합니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1주일에 5~7회, 한 번에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할 것을 권장합니다.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줄넘기 △테니스 △배드민턴 등이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데요. 운동 중에는 수축기 혈압이 약간 오를 수 있지만 큰 변화는 아니며, 이완기 혈압은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령 등 헬스 기구를 이용한 근력 운동도 혈압 감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며 주 2~3회 시행할 것이 권고됩니다. 일반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킨 후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보통 최대 심박수의 60~80% 정도의 강도로 운동할 것을 권하는데, 이 정도 강도로 운동했을 때 혈압이 과도하게 상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운동이 처음이라면 10분 정도의 걷기 운동을 1주에 2회 이상 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천천히 강도와 시간을 늘려 나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운동 전후로 5분씩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죠.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 환자는 사전에 특별한 검사를 받지 않아도 안전하게 운동량을 늘릴 수 있는데요. △심장병 과거력 △가슴 통증 △어지러움 증상 등이 있는 환자, 심한 운동을 해 본 적이 없는 65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주치의와 상의를 한 후에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q. 가정혈압 측정도 중요하게 꼽히는데, 어떻게 측정하면 되는 건지 알려 주세요.가정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고혈압 환자의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예측하는데 더 유용하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좋습니다. 가면 고혈압, 백의 고혈압, 저항성 고혈압을 평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데다 약물 치료를 받는 환자의 혈압 조절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순응도나 적극성, 혈압 조절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혈압을 측정할 때는 환자가 정확한 측정 방법을 교육받아 표준화된 혈압 측정법으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압은 아침, 저녁으로 각 2회씩 측정하면 되는데요.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소변을 본 후, 아침 식사와 고혈압 약, 커피 등을 먹지 않은 상태로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에 측정해야 합니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앉은 자세에서 1~2분 정도 안정을 취하고 측정하면 됩니다.측정 시에는 검증된 위팔 자동 혈압계를 사용하고, 측정된 값은 모두 기록해 둬야 합니다. 처음 고혈압을 진단할 때는 적어도 1주일 동안 측정해야 하며, 치료 결과를 평가할 때는 가능한 오랜 기간, 자주 측정해야 합니다. 적어도 외래 방문 직전 5~7일간 측정해 두면 보다 정확한 혈압을 아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